[이정훈교수칼럼-페이스북] 이정훈 교수의 시사평론 1. (2020.03.16)

사무국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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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시사평론을 페이지에 연재합니다.

2019년 2월 긴박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한인 교회들을 돌며 순회강연을 하면서도 베트남에서 열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북핵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습니다.

스몰딜이든 빅딜이든 미북간 "딜"이 성사되면 북한인권 문제는 악화되고, 우리 안보는 정말 위험해지는 순간이 도래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미국 내 네트워크를 풀가동해서 정보를 수집하면서도 기도를 쉬지 않았습니다. 

워싱턴DC의 공기는 정말 좋지 않았습니다.

2007년 북한인권법이 미국에서 제정되는데 큰 역할을 하셨던 존경하는 미국 내 P목사님은 공화당의 기류변화에 더 놀라셨습니다. 북한 인권문제를 앞세워 공화당을 설득하기 위한 의원들 접촉의 문이 막혀버렸습니다.  의원실의 태도가 갑자기 돌변하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샴페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미국의 종북세력들은 축제분위기가 되었습니다.

미국무부와 일본 외무성에 자문해주는 전문가들도 난색을 표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LA에서 호놀룰루행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제가 울것 같은 표정을 짓자 아내가 제가 좋아하는 간식을 사주며 달래주기도 했습니다.

하와이는 저에게 참 특별한 곳입니다. 학자로서 학술대회 때문에 방문하기도 하고 여러차례 일때문에 자주 가게 되었는데 4번째 방문할 때 처음으로 와이키키 해변 산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호놀룰루 행 비행기에서는 다들 설레이고 즐거운 표정인데 시간에 쫒겨 발표원고를 마무리하거나 심각한 표정으로 기도하는 승객은 늘 저뿐이었습니다. 그 때는 다행히 아내가 함께 했습니다.

바쁜 일정으로 정신없이 다니다가 호텔에 돌아와 불면의 밤에 북핵관련 주장들을 쏟아내는 국내 유튜버들의 반응을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목불인견"-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습니다.

주로 우파들이 듣고 싶은 얘기를 해주고, 구독자들은 자신들이 듣고 싶은 얘기를 해주는 유튜버를 추종하겠지요.   

국제정치는 교과서대로 되지 않습니다.  DC나 도쿄에 흉금을 터놓고 얘기해주는 신뢰관계의 네트워크가 없으면 정보수집이나 상황판단을 정확하게 할 수 없습니다.

미북회담의 성사 또는 결렬을 예측해서 맞출 확률은 50%입니다. - "소발로 쥐잡기" 게임에서 온갖 황당한 근거로 구독자를 현혹해서 돈벌이하는 자들이 유튜브에서 판을 치거나,

80-90년대 철지난 국제정치 전문서적 몇 권 인용해서 구성지게 "미국은  이런 나라이기 때문에 이렇게 대응할 것이다"라는 식의 유튜브 방송들에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었습니다. 

어려웠던 상황보다 대중이 현혹되고 선동되는 구조 때문에 보수우파의 바람직한 시민운동도 정치투쟁도 불가능한 현실이 저를 더 절망하게 만들었습니다.

국내의 크리스천들이 미국 중간선거 당시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다 차지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을 듣고 제가 말렸던 기억이 납니다.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차지하는 것이 한국에 유리하다고 설명해 주고, 하나님의 뜻대로 성취되도록 기도하자고 권면했습니다. 이 때도 트럼프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은 많은 분들이 저를 의혹의 눈으로 바라보았답니다. 

선거결과는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접수. 저는 "할렐루야"를 외치고 많은 사람들은 저를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의 민주당은 동성애 문제로 저를 열받게 하지만 안보문제에 있어서는 언제나 "쿨"합니다. 북한인권문제나 중국공산당 문제에 대해서는 공화당보다 때로는 더 강경합니다. 

크리스천이 다수인 한국의 우파대중이 음모론으로 쉽게 선동되고 좌파가 어부지리를 얻는 이유도 바로 무지에 기인합니다.

생명에 대한 고려나 북한동포들에 대한 사랑도 없이 "북폭"을 외쳐대는 사람들이 트럼프 정부가 전쟁을 불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트럼프 정부와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를 가정하여 비교하면 북폭가능성은 역설적으로 민주당이 집권할 때 더 높습니다.   

미국 공화당의 주류 중 고립주의(미국우선주의)의 역사는 유구합니다. 미국이 세계경찰 노릇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물론 트럼프는 공화당 주류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고립주의"를 내세워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김정은과의 "딜"이 성사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호텔에서 TV를 켜고 아침 뉴스를 보다가 기뻐서 울뻔했습니다.

트럼프 가문과 인연이 있는 코언 변호사가 하원에 출석해서 불리한 증언들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CNN과 FOX 뉴스 모두 베트남 미북회담이 아니라 코언의 하원에서의 증언이 톱뉴스로 바뀌었습니다.

DC의 분위기가 급격히 반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직감했습니다. "회담결렬이다".

민주당의 견제와 최대압박이 미북회담 결렬로 이어졌습니다.

만약 하원도 공화당이 장악했다면 문재인 정부의 최대 승리인 동시에 김정은 악의 정권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재앙이 현실이 될 뻔 한 것이었습니다.

회담이 허무하게 결렬되자 국내 유튜버들이 트럼프는 모든 것을 계산하고 있었고 전지전능하다는 둥의 황당한 방송들을 쏟아내고 우파 대중은 여기에 춤추고 "트럼프교"를 전도하고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기가 찼습니다.

저는 트럼프를 지지합니다. 그의 기독교 보호 정책과 빅픽쳐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김정은과의 협상에서는 트럼프 특유의 성향 때문에 위험요소가 많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이 북한관련 이슈에서 견제해 주는 것이 한국에 매우 유리합니다.

지상에 모든 것이 좋거나 완벽한 인간 혹은 국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숭배"입니다.

정치에 100%는 없습니다. 모든 것이 분석과 협상의 대상일 뿐입니다.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고 우방이지만 매우 위험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말그대로 동맹국입니다.

지금도 우파의 사고방식 중에 제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숭배"의 태도입니다. 초코렛 달라고 간절히 구걸하던 한국이 아니지 않습니까? 미국은 오히려 우리에게 성숙한 동맹관계를 요구합니다.

한국은 시대를 역행해서 우파는 미국을 "숭배" 하고, 좌파는 "타도"를 외칩니다. 좌파도 백두혈통 사이비교를 숭배합니다.

인물숭배, 특정 국가 숭배는 좌우가 동일합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우파의 생태계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기 때문에 이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다음 편은 공화당과 ACU, CPAC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벌써 영문도 모르고 신도가 된 분들로 인한 CPAC교의 출현조짐이 감지 됩니다.

"숭배"와 "교단창설" 이런 행동을 하지 않는 성숙함이 형성되지 않으면 우파에게 정말 미래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 2편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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